마음으로 잃는 글

[스크랩] 사연 - 도종환

청산노을 2012. 6. 27. 23:06

 



사연 - 도종환

한평생을 살아도
말 못하는 게 있습니다

모란이
그 짙은 입술로 다 말하지 않듯

바다가 해일로
속을 다 드러내 보일 때도
해초 그 깊은 곳은
하나도 쏟아 놓지 않듯

사랑의 새벽과
그믐밤에 대해 말 안하는 게 있습니다

한평생을 살았어도
저 혼자 노을 속으로 가지고 가는
아리고 아픈 이야기들 하나씩 있습니다

 






한평생을 살아도
말 못하는 게 있습니다

들에 피는 꽃들도
언덕을 넘어가는 바람도
부딪히는 파도도
서쪽하늘로 넘어가는 노을도.
그렇게 말 못할 사연 한 가지씩  있습니다

한 평생을 살아도.
말 못할 사연 한 가지씩 있습니다

어찌보면..우리내 사는 삶이
봄.여름.가을.겨울을 닮은듯 합니다

계절이 바뀔때마다
사연 하나씩 가지고 가듯.

내가 지나온 시간들속에
사연 하나씩 가슴에 품고 옵니다

그렇게 한 평생을 살았어도
저 혼자 노을 속으로 가지고 가는

아리고 아픈
이야기들 하나씩 있습니다


 

조관우..사랑했으므로.

 

 

출처 : 소담 엔카
글쓴이 : 우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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