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 정헌영
파란 하늘 흰 구름 두둥실
연초록 병풍에 수채화 그려 두르고 앉은 산산
푸른 강줄기는 은빛 금강의 젖줄
맑은 공기 상큼한 두메산골 여기
내 그리던 곳
유유히 흐르는 강여울에
다슬기 메기 쏘가리 붕어가 힘차게 물결치면
강가에서 눈독을 들이던 백로가 흥겨워
날개 활짝 펴 춤추며 하루해를 낚는다
강 건너 깎아지른 절벽 바위틈에
집을 지은 토종벌이 흐드러지게 핀
산벚꽃 찾아 사랑을 뜨겁게 나누면
고라니 멧돼지 산토끼 모여들어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본다
산사의 고즈넉한 적막보다 더 고요한 여기
청산에 마음 풀어놓고
산 내음 풀 내음 흙내음 맡으며
평생 채워보지 못한 허기진 내 시간과 공간을 채우며
나만의 세상을 만든다
청산이 좋아 청산에 머물며
* 청산: 충북 옥천군 청산면 소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