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핀 꽃
백초/임호일
한 번쯤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이
간절한 그리움의 그대였으면
싶었을 때가 있다
원하지 않았던 억지 이별에
그대 보내는 작별은
또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는
믿었던 생각이
영영 이별이 되었다
그대를 보내고 난 뒤
늦은 후회의 이별이 될 줄 알았더라면
그대 안고
실컷 울어라도 볼 걸
어느덧
그리움에 쓸어 넘기던 머리는
듬성듬성 이 그리움이 물들다가
뭉성이 하얀 꽃이
머릿결만 채우고 말았네
옛 그리움
다 잊었을지도 모르는
그대 청춘에도
지금쯤은 새하얀 꽃이 돋아
나처럼 피어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