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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울 엄마

청산노을 2012. 4. 26. 14:41

울 엄마

 

늦은 밤 호롱불 아래 쪼그리고 앉아서

구멍 난 양말 깁고 게신 울 엄마.

 

하루 종일 들에서 밭일 하신 울 엄마

호롱 불 아래서 눈은 가물가물해진다.

 

머리에 바늘을 두세 번 쓰윽 쓱 밀고는

어제 밤에 기운 양말을 또 기운다.

 

누더기처럼 깁고 또 기운 양말이지만

울 엄마가 기운 양말이 너무 좋다.

 

오늘 날 우리 살림이 아무리 힘들어도

양말을 기워 신는 집은 하나도 없다.

 

옛적보다 양말의 질이 좋아지기도 했지만

남의 눈 의식하고 양말 기워 신지 않는다.

 

없어 보일까봐 양말을 깁지 않는

스스로를 감추는 시대가 되었다.

 

요즈음 아낙네의 바느질 솜씨는

온 동네 자랑꺼리가 된다.

 

울 엄마들 힘은 세상의 원동력이지만

시대 따라 참으로 다른 느낌 준다.

 

호롱불 아래 양말 깁고 앉아 있던

울 엄마가 너무도 그리운 밤이다.

 

머리 수건 두르고 밭으로 논으로

그 울 엄마 꿈에서라도 보고 싶다.

 

2012 4 25

출처 : 편안한 성인자료
글쓴이 : 약수새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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