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을 앞에 놓고
포춘 유영종
찻잔을 앞에 놓을 때마다 혼자
마실 수 없는 상념은
임의 커다란 가슴에 찍어 놓던 발자국
하나하나에 멈춰 서고 맙니다.
한없이 풍기는 임의 향기에 취해
말할 수 없는 연민
먼 기억, 저편에서
행복했던 인연의 모습들
하나씩 말없이 삼키고
입가에 미소만 그려야 하는,
고운 詩語들을 만나기 바라듯
기다림, 가득 담긴 찻잔 앞에 놓고
첫사랑 그대 앞에 속내를 주었던
아직도 지우지 못한 애틋한 정
가슴 안에 꿈처럼 살아 있습니다.
차 한 잔의 시간을
사랑노래처럼 달콤하게 느끼도록
그리워하게 하는 사람
그대가 떠 오릅니다.
--2011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