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우신 어버이 나를 낳아 주셨는데
모진세상 살아오며 그 은혜 못갚았다
나 또한 자식 낳아 애타게 길렀는데
한바탕 꿈을 꾸고 나니 다들 흐터지고
옆에 있어야 할 그 사람도 어데갔나
구비구비 나홀로 황혼길을 걷는구나
먹을것 먹어 본들 옛맛 간데 없고
고운옷 입어 본들 남루하고 초라하다
사방이 적막 하니 그 고독을 주워담아
부귀영화 인들 일장춘몽 이고
명예를 갖어본들 일장춘몽 이라
아서라 말어라 너 그리 말어라
저건너 푸른산 봉우리에 올라가
두둥실 흘러가는 흰구름에 몸을 실어
서천에 지는해 고갯마루 배개삼아
일장춘몽 꿈을 꾸며 옛날을 더듭는다
*옮긴 글*나그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