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묘기

[스크랩] 연채 인간

청산노을 2013. 11. 3. 16:48
 

연채 인간


 

 

 

볼거리  

 

 

연채 의 여인 

 

누우 탄생 

문인수


대평원을 다 가로지르기까지 얼마나 걸리나.
사자나 악어 아가리를 멀리 따돌리기까지,

혹은 덥썩, 물리기까지 얼마나 걸리나
그러니까, 자욱한 먼지

누 떼 속에 누가 묻혀 살기까지,

 묻혀 죽기까지
얼마나 걸리나.

누가 홀연히 사라졌는지,

 
사라진 발굽 소리를 또 누가 냉큼 받아 다는지,

 누가 모르고,모르고 내쳐 달리기까지,

 저 푸른 초원까지 얼마나 걸리나

누가 잡히는 바람에,

무리의 바람은 더욱 거세게

번지는 것

누가 누를, 저 움트는 운명을,

신판 세렝게티를 깨끗이

핥아주고 있다

어미의 부은 엉덩이에서

털썩 떨어져 나온 핏덩이,

누 새끼가 연신

꼬꾸라지다

허우적거리다 껑충, 껑충대다

마침내 땅내 맡은,
땅심으로 거듭 태어나는 순간,

힘세다.

불쑥, 뛴다.

이제, 어엿한 익명! 냅다
속력을 붙이기까지
대략

십오 분이 걸렸다






 

 

출처 : 묘목 야생화
글쓴이 : 빈깡통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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