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사건과 뉴우스

[스크랩] 미안합니다...잊지 않겠습니다..

청산노을 2014. 4. 26. 23:35

 

 

삼가

명복을 빕니다.

부디

좋은곳에서 편히 쉬소서..

 

 

 

 

 

 

 

 

 

세월호

 

                                           초희 김숙려

 

 

 

 

세월아, 세월아
못난 어른들을 용서하지 말거라
이 못 믿을 세상
어른들을 용서하지 말거라

 

이 캄캄한 세상
이 오염된 세상, 너희들이
너희들의 의지로 버리거라
너희들이 버리거라

 

부푼 꿈 챙긴 수학여행
예쁜 마음이 무너졌구나
해 맑은 모습
더 좋은 세상에서
우리 다시 만나자

 

엄마, 아빠를 잊지 말거라
심장을 도려내는 고통에도
한없이 너희들을 사랑한단다
바다가 울고
천지가 목 놓아 울고 있다
못난 어른들을 용서하지 말거라

 

보고 있어도 아까운
내 사랑하는 아들, 딸들아
더 좋은 세상에서
우리 다시 만나자
더 좋은 세상에서.

 

 

 

 

 

 

 

청천벽력

 

                                   백아 고경숙

 

 

 

 

봄꽃도 넋이 나간 듯 피었다 지고

탄식과 통곡으로 얼룩진 진도 앞바다

 

꽃봉오리 어린 자식들

캄캄한 칠흑 바다 수장이 웬말인가

날벼락도 유분수지

 

꿈에 부푼 수학 여행가던 뱃길

무엇이 잘못인가

어른들은 우왕좌왕

 

수백 송이 꽃봉오리 삼킨 채

 바다는 시치미 딱 떼고

  며칠째 묵묵부답 파도만 넘실넘실

 

파도야 바람아 좀 가만 있거라 

딸 잃은 아비 가슴 시커멓게 타들고

아들 잃은 어미의 통곡 구천을 헤맨다.

 

 

 

 

 

 

 

 

 

 

 

이 일을 어찌합니까?

                           

 

                                      주연/정희정

 


제주도 수학여행 떠난 자식이 탄 배,
"세월호" 바다에 침몰
마른하늘에 날 벼락같은 소식
하늘이 와르르 무너져 내려앉는 이 일을 어찌합니까?

 

밖에 나간 자식 집에 돌아올 동안
애타는 시간에 매달려 
새카맣게 바싹바싹 타들어 가는 심장 
차디찬 바다 물속에 있을 자식
살아있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실낱같은 희망
끈을 놓지 않고 죽음에서

 

구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구르는 심정
식음을 전폐한 억장이 무너지는 부모의 가슴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집니다.
부모 가슴에다 묻은 자식 죽음보다 더한 악몽,
자식이 있는 바다로 향한 피맺힌 울부짖음
목놓아 절규 통곡하는 소리 들으시어

 

하늘이시여!
온 우주, 지상에 모든 신이시여!
기적을 이루소서
환한 웃음으로 "엄마"하고 부르며
한달음에 엄마 품으로 달려오게 하소서

 

 

 

 

 

 

 

 

 

 

기도祈禱

                      
                                              초희 김숙려
 

온 국민이 기도합니다
저희의 간구懇求를 들어주십시오.

 

우리 모두는 죄인입니다
황금만능주의, 안전 불감증
부실이 낳은 최악의 사태
하늘이시어
어른들을 용서하지 마십시오.

 

어린 생명들은
어른들을 믿은 죄 밖에...
어른들의 죄를 보시지 마시고
온 국민의 간구를 한번만
한번만 들어주소서
아가야
조금만 힘을 내다오.

 

하늘이시어,
애끓는 심정 굽어 살피시어
한시 빨리
엄마 아빠의 품으로 돌려주소서.

 

 

 

 

 

 

 

 

 

 

 

얘들아 미안하구나

 

                                     백아 고경숙

 

 

조도면 명풍도 해협
물살은 왜 그리도 사납고
우리나라 외양간은 왜 소를 잃어야만 고치는지

 

배불뚝이
세월호인지 네 월호인지조차 슬며시 가라앉아
고기잡던 팽목항에 영안실이 웬말이냐
시키는데로 말 잘 듣던 너희에게
부끄럽기 짝이 없는 어른이다

 

애통하고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 앞에
엄마 아빠 온겨레가 눈물 바다 이루는데
그날 아침처럼 학교에 갔다가
어제 저녁처럼 돌아올 수 없는거니

 

많이 춥고 무서웠겠다
교감 선생님도 담임 선생님도
같은 길 가셨으니
부디 믿고 의지하고 떠나거라 
얘들아! 정말 미안하구나

 
먼저 가신 영영들이여 편히 잠드소서.

 

 

 

 

 

 

 

 

 

 

 

진도 앞 바다 


 

                                         초희 김숙려

 

 

꽃망울이 파도에 무너진다
겹겹이 쌓인다
앳되고 여린 푸른 꿈이
차가운 바다에 갇힌 채
한 마디 말없이 눈을 감는가

 

 

인간의 상식과 도덕, 규범이
바다 발 갈퀴에 찢기고 짓밟힌 날
인간 탐욕에 목이 꺾여
피지 못한 꽃망울은 눈을 감는다
슬픔은 오히려 사치인가
세상 모든 통곡이 몸부림친다

 

 

꽃망울이 파도에 분분히 흩어진다
탄식은 말이 되지 못하고
철썩철썩
파도는 쉬지 않고
무산된 꿈을 적고 있다
아무 일 없는 내일처럼
어서 돌아와 주오.

 


*** 꽃송이들의 명복을 빕니다.
 

 

 

 

 



 

출처 : 어린왕자의 들꽃사랑마을
글쓴이 : 이숙희 아가씨 원글보기
메모 :